니나의 기일.
어느 날 갑자기, 자고 일어났더니 몸이 새우처럼 굽고 앞다리가 크로스된 채로 몸이 마비되어 버렸다. 기운도 펄펄하고 식욕도 왕성하고 의욕도 충만한데 몸을 움직이지 못하니 먹고 마시고 싸고 자는 모든 것을 왼쪽으로 누운 상태에서만 할 수 있는데, 먹고 마시는 건 누군가가 도와줘야만 가능했다. 기저기를 채워도 털에 오줌냄새가 쩌는 걸 막을 수 없었고, 그나마도 너무 싫어해서 용케도 벗어버리곤 했다. 목욕은 당연히 끔찍히도 싫어하는데 피부에 오줌독 똥독 오를까봐 목욕을 안 시킬 수가 없었다. 오른쪽 뒷다리의, 사람으로 치면 무릎 부위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스스로 물고빨고 해서 털이 다 벗겨졌고, 오른쪽 앞다리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상황.
대체 갑자기 뭔 일인지 원인을 파악하려는 노력의 일환에는 MRI 촬영이 있었지만, 2,000-2,500불 가량 들여 촬영한다 해도 원인 파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, 설령 원인을 발견한다 해도 치료가 가능한지, 그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.
하지만 스스로를 전혀 처량하게 여기지 않는 모습이 멋졌고 그래서 힘들어도 우찌우찌 수발을 들었다. 그나마도 재택근무중이었기에 망정이지, 안 그랬음 불가능했을 거다.
암튼 그렇게 뺑이치면서 지쳐가던 중, 어느날 정기검진인지 백신인지 맞으러 갔다가 의사의 조언을 듣고 깨달음과 안도감을 동시에 얻었다. 아이의 삶의 질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냐는 거였다. 내가 내 욕심 땜에 안그래도 힘든 애를 고생시키면서 붙들고 있었구나….
일정을 잡고 병원에 간 날, 마음이 아프면서도 평온했다. 사랑한다고, 편히 쉬라고 말해줬다. 주사를 맞은 후 아이가 잠들고 나자, 그 뻣뻣하게 굳은 채 굽은 등이 다시 예전의 유연한 모습으로 돌아왔다. 속박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, 자유로워진 모습을 보니 기쁘고 평화로운 기분이었다.
눈탱이는 어처구니 없이 사라져서 작별인사도 못했고 그게 천추의 한이었는데, 니나는 내가 마지막까지 곁에 있어줄 수 있었고,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, 다 해 줄 수 있었다. 그래서 마음이 좋았다.
그래도 자주 보고 싶다. 내가 계속 기억하고 사랑하니까 내 안에서 영원히 살아있는 내 동생.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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